즐기자 예술

우크라이나 폐허 건물에서 발견된 뱅크시 작품들

알 수 없는 사용자 2022. 11. 21. 18:04

 

 

 
안녕하세요. '아트이슈' 입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60㎞ 떨어진 보로디얀카 마을은, 러시아 군의 포격으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곳으로 손꼽힙니다. 
이 마을의 파괴된 건물 벽면에, 세계적인 그래피티 화가, 뱅크시가 그린 것으로 보이는 그림이 등장해 세계인의 눈길을 붙잡았습니다.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는, 인스타그램에 세 장의 사진을 올렸는데, ‘보로디얀카, 우크라이나’란 제목이 붙여져 있었습니다.
포격으로 무너진 건물의 맨아래, 콘크리트 파편들이 너덜너덜 기둥에 붙여져 있는데, 그 한 조각 위에 손을 짚고, 물구나무 자세를 취한 여자 체조 선수가 보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그는 이렇다 할 설명을 보태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이 마을에, 뱅크시의 그림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키이우에서 달려온 이들이 있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알리나 마주르(31)란 여성은, “우리 나라를 위해 아주 역사적인 순간이다. 뱅크시와 같은 사람, 다른 유명한 인물들이, 여기 와서 러시아가 우리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보로디얀카 마을의 파괴된 다른 건물 벽면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을, 화려한 유도 기술로 메다꽂는 소년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이, 최근 헤르손을 수복하는 등, 승기를 잡고 있는 때인 만큼, 이 그림은 묵직한 감동을 전했습니다. 
체구가 훨씬 작은 소년이, 상대적으로 커다란 몸집의 푸틴 대통령을 시원하게 무찌르는 모습은, 약소국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됐습니다.
평소 반전을 주제로, 여러 작품을 그려 온 뱅크시가, 전쟁으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보로디얀카 마을을 직접 찾아가, 건물 벽에 그림을 남긴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도 감동을 안겨줬습니다. 
참다운 예술인이란, 그래야 한다는 것을, 어떤 말도 보태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준 셈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는, 유도 소년 그림을 자신이 그렸는지 여부는 확인해주지 않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유도 검정띠 유단자이며, 평소 종합격투기를 엄청 좋아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소식을 전한 영국 BBC 뉴스의, 제러미 보웬 국제전문기자는, 현지를 찾아 르포를 했을 때, 보로디얀카 마을이 포격에 철저히 파괴됐다며, 당시 최악의 피해를 목격했다고 전한 일이 있습니다.
 여러 목격자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파손된 건물에서 생존자들을 구하려는 시도를 못하게 막았으며 사람들에게 총구를 겨눠, 위협하기도 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BBC 뉴스는 당시, 부모와 형제, 할머니, 아내, 한 살짜리 딸 등, 모두 6명의 가족을, 단 한 번의 공습으로 잃었다는, 한 경찰관의 사연을 보도한 일도 있었습니다.
체조 선수 그림은, 다른 곳에서도 눈에 띄었습니다. 키이우 외곽, 이르핀 마을의 한 건물 벽에, 포격 탓에 구멍이 뻥 뚫려 있었습니다. 
그 구멍 위에, 발을 딛어 중심을 잡으며, 리본을 돌리는 여자 리듬체조 선수를 그렸습니다.
 그녀의 목에는 보호대가 둘러져 있었습니다. 
이 마을은 러시아 군에 의해 수백명의 민간인이 잔인하게 학살된 곳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네번째 그림은 키이우의 콘크리트 방호벽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앞에 탱크의 진격을 막기 위한, 철제 엑쓰짜 블록이 놓여져 있는데, 이를 시소처럼 활용해, 두 어린이가 타는 것처럼 그려졌습니다. 
한눈에 봐도 뱅크시의 작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뱅크시는 철저히 신원을 숨겨, 언론에 은둔자, 비밀스러운 화가로 불립니다. 
뱅크시는 1990년대 초반, 영국 브리스틀 주변에서 작품 활동을 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전쟁과 아동빈곤, 기후재앙 등,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찾아내, 이를 작품으로 형상화했습니다. 
몇년 전부터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과 유타주 파크 시티, 팔레스타인 등에도 그의 작품이 나타났습니다.
2018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나온 그의 ‘풍선과 소녀’는 104만 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15억원)에 낙찰된 직후 갑자기 경고음과 함께 그림이 액자 밑으로 떨어지면서 여러 조각으로 갈갈이 찢겨 큰 화제가 됐습니다. 이 작품은 지난해 ‘사랑은 휴지통에’란 제목으로 다시 소더비 경매에 나와 1860만 파운드(약 300억원)에 낙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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